노인빈곤율 38.9%로 하락…첫 30%대 기록은 "기초연금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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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율 38.9%로 하락…첫 30%대 기록은 "기초연금 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5%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그간 줄곧 40%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통계는 가계동향조사와 농가경제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생산됐고, 통계청의 '한눈에알아보는나라지표(e-나라지표)' 코너에 공개됐다.

노인 빈곤율은 2011년 46.5%에서 2012년 45.4%, 2013년 46.3%, 2014년 44.5%, 2015년 43.2%, 2016년 43.6%, 2017년 42.3%, 2018년 42.0%, 2019년 41.4%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40%대에 머물렀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말하고, 절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절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이렇게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OECD 평균 13.5%(2019년 기준)의 약 3배 정도로 최고 수준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정리해 최근 공개한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1' 통계자료와 보건복지부의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0' 보고서를 보면, 대다수 OECD 국가들의 노인 빈곤율은 10% 안팎에 그친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노인 빈곤율이 높은 편인 미국과 호주, 일본도 20%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조금씩이나마 완화한 데는 2014년 7월 도입한 기초연금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시행 후 통계청의 가계 동향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5년 말 기준 기초연금 수급액을 소득에 넣으면 이를 제외한 경우보다 기초연금 지급 전후 노인 절대 빈곤율이 38.6%에서 28.8%로 약 10% 포인트 하락했다. 상대 빈곤율은 50.3%에서 44.7%로 5.6% 포인트 떨어졌다.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인 오건호 박사의 분석결과를 봐도, 기초연금은 노인 빈곤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소득 하위 노인 70%에 기초연금을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서 지급하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32.8%로 낮아지고 여기에 하위계층에게 추가로 보충기초연금 30만원을 더 지급해 월 최저 80만원의 소득을 보장하면 상대 빈곤율은 15.3%까지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 여야 후보들은 앞다퉈 기초연금을 현행 1인당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차기 정부 출범 후 '기초연금 40만원 시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오건호 박사는 "현행 기초연금 30만원의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과 대비한 노후 수령액의 비중)은 약 7.5% 수준으로 여전히 낮다"며 "심각한 노인 빈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해 소득대체율 10% 수준을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은 2018년 4차 재정계산 후 정부가 제안한 국민연금 개혁안 중의 하나이며,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이 2008년 도입된 이래 대통령선거를 주기로 10만원씩 인상되는 경로를 밟아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추진해볼 만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의 하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때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기초연금을 도입할 당시에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금액이 불어나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을 주고 있다.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기초연금액 산정을 위한 기준금액)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반영해 작년보다 월 7500원 오른 월 30만7500원이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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