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흡연·약물오남용’ 청소년 상담 급증
수면제 복용 관련 많아 … 마약 범죄 우려
검찰 “청소년 투약 사범은 치료·재활 강화”
21일 강원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흡연·약물 오남용' 과 관련된 상담 건수는 2020년 26건이었지만 2021년 57건, 2022년 153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약물 오남용의 경우, 불면증 치료를 위해 처방 받은 수면제 복용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중독성이 강해 마약 범죄 위험성이 크다.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리던 춘천의 A(29)씨는 인터넷에서 '졸피뎀'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32만원을 송금하고 14정을 배송받았다.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지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던 A씨는 추가로 3회에 걸쳐 졸피뎀을 매수하다 적발됐고, 지난 2021년 춘천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평범한 사회 초년생이 마약 전과자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하지만 강원지역의 인프라는 취약하다.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 중독 예방 교육을 해 온 민간단체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강원지부는 지난해부터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올해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청소년 예방 교육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도내 여건은 열악하다.
이런 가운데 춘천지검은 청소년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해 검사들까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마약 전담 검사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마약류의 폐해, 접근 경로 등에 대해 실질적인 교육을 하는 안이다.
춘천지검은 지난 16일 강원도교육청 등이 포함된 '강원지역 마약 수사 실무협의체'를 개최하고 이를 논의했다.
검찰에 따르면 도내 청소년(20대 포함) 마약 사범은 지난해 103명으로 5년전 대비 3.8배 증가했고, 전체 마약 사범의 20%를 차지했다.
춘천지검은 "청소년 마약류 투약 사범에 대해서는 치료보호조건부 기소 유예 등을 적극 활용해 치료와 재활의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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