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은 4% 증가했지만, 의료비가 포함된 보건 지출은 50%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개편 이후로도 보건 지출은 모든 항목 중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국가통계포털(KOSIS)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5만1029원이었다.10년 전인 2012년 234만8948원과 비교하면 4.3%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전체 소비지출이 사실상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보건 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월평균 보건 지출은 23만156원이었다. 2012년 15만3172원과 비교하면 50.3% 증가했다.
전체 지출 항목 중 50%를 넘는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보건 지출이 유일했다. 다음으로는 오락·문화(35.0%), 가정용품·가사서비스(18.1%) 순이었다.
보건 지출은 의약품과 의료용 소모품, 외래 의료서비스, 치과 서비스, 기타 의료서비스, 입원 서비스 등을 세부 항목으로 포함한다.
세부 항목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것은 기타 의료서비스(146.0%)였다. 병원 진료·치료에 해당하는 외래의료 서비스, 입원 서비스는 각각 35.2%, 45.5% 늘었다.
보건 지출은 서민 가구와 중산층, 고소득 가구 모두에서 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보건 지출 증가율은 10년 전보다 55.0% 늘었다. 같은 기간 3분위 가구의 보건 지출은 54.5%, 5분위 가구의 보건 지출 증가율은 52.4% 늘었다.
식료품이나 의류, 음식·숙박 등 다른 항목의 지출 증가율이 소득 분위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2년 수치는 가계동향조사 통계 개편 이전으로, 표본 구성 및 조사 방법 등이 현재와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통계지표 개편 이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의료비 지출 증가가 두드러지는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 2019년 가구의 전체 소비지출은 246만9867원, 보건 지출은 20만5326원이었다.
지난해 수치와 비교하면 3년 동안 전체 소비지출은 0.8% 감소했지만, 보건 지출은 12.1% 증가했다. 이 기간 역시 모든 항목 중 보건 지출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과 2012년의 수치를 비교하더라도 보건 지출 증가율(34.0%)은 전체 지출 증가율(5.1%)을 크게 상회했다.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늘고 있다. 2012년 전체 소비지출 중 보건 지출의 비중은 6.5%였지만 2019년에는 8.3%, 2022년에는 9.4%로 상승했다.
임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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